3년 연속 줄어든 44조 패션시장에서, 캐주얼은 무너지고 속옷·러닝·정장은 버텼다. 무엇이 필수재를 지켰나.
한국 패션시장이 2023년 48조4167억원 정점 이후 3년 연속 감소해 2026년 44조4955억원(-4.7%)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타격은 균일하지 않았다 — 재량 소비인 캐주얼복이 가장 크게 빠지는 동안, 속옷·러닝·남성정장 같은 필수·실용 카테고리는 방향을 반대로 지켰다.
트렌드리서치 '2026 Preview 한국 패션산업 빅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3년 48조4167억원에서 2024년 47조9019억원(-1.1%), 2025년 46조6998억원(-2.5%)을 거쳐 2026년 44조4955억원(-4.7%)으로 예측된다. 감소폭이 해마다 커지는 것은 단순 경기순환이 아니라 소비구조·복종 재편이 동반된 구조적 조정으로 읽힌다.
캐주얼복은 2024년 18조8407억원에서 2026년 16조6399억원으로, 감소율이 -3%대에서 -8%대까지 확대되며 가장 크게 빠진다. 반면 남성정장은 2년 연속 소폭 상승했고, 이너웨어는 플러스를 지켰다. 불황이 재량 소비부터 줄이는 전형적 패턴이다.
이너웨어 시장은 2025년 2조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성장했다. 전체 시장이 -2.5% 빠진 해에 방향을 반대로 지킨 것이다. 애슬레저는 2023년 1조에서 2024년 1조570억원으로 '나홀로 고속성장'했다.
동력은 둘이다. 필수·실용재의 반복 구매라는 방어력, 그리고 '아우터라이제이션(속옷의 겉옷화)'이라는 새 수요다. 속옷이 감출 '이너'가 아니라 드러내는 패션이 되며 단가와 구매 빈도가 올랐다.
필수재의 선방은 '성장'이 아니라 '덜 빠짐'이다 — 그래도 방향이 반대다.
같은 시장을 삼성패션연구소는 2%대 성장으로 더 낙관하며 2026 키워드로 'WILLOW(수기응변)'를 제시했다. 작은 브랜드의 힘, AI 혁신, 경험 소비가 축이다. 규모 전망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카테고리 재편이라는 방향에는 이견이 적다.
온라인이 이너웨어의 핵심 전장이 됐고, 유니클로가 강세인 가운데 안다르·젝시믹스 등 애슬레저 브랜드가 운동복 노하우로 언더웨어 라인을 확장하며 카테고리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결론은 세 가지다. ① 가장 크게 빠지는 재량(캐주얼)에서 발을 빼고 ② 속옷·정장·애슬레저 등 '덜 빠지는' 필수·실용 자리를 선점하며 ③ 겉옷화·글로벌·기능성으로 그 위에 새 수요를 얹는다.
'옷은 안 사도 속옷은 산다'는 필수를 지키라는 뜻이지, 거기서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방어 위에 신수요를 설계하지 못하면 방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불황엔 '얼마나 파느냐'보다 '무엇을 파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시장 규모·복종별 수치는 트렌드리서치 '2026 Preview 한국 패션산업 빅데이터' 기준. 이너웨어 +0.5%(2조1200억)는 패션비즈 이너웨어 시장 집계로, 트렌드리서치 '내의' 분류(감소)와 집계 기준이 다르다 — 정직하게 병기. 삼성패션연구소는 2026년 +2%대 성장으로 더 낙관해 기관 간 전망이 갈린다. '선방'은 전체 감소 대비 상대적 개념이며 절대적 고성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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