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명품 성장의 대부분은 더 많이 판 것이 아니라 더 비싸게 받은 것이었고, 그 대가로 시장은 2년 만에 고객 5,000만 명과 15년 만의 첫 역성장을 청구받았다.
샤넬 미디엄 클래식 플랩 백은 2019년 5,800달러였다. 2024년 같은 가방의 가격표는 10,200달러 — 5년 만에 사실상 두 배가 됐다. 그사이 가죽이 두 배 튼튼해졌거나 디자인이 두 배 혁신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McKinsey와 Business of Fashion의 State of Fashion 2026은 지난 3년 럭셔리 성장의 약 80%가 '더 많이 팔아서'가 아니라 '더 비싸게 받아서' 만들어졌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그 청구서가, 이제 브랜드에게 돌아오고 있다.
지난 3년, 명품 매출 그래프는 흠잡을 데 없이 우상향했다. 브랜드들은 자신감을 앞세워 가격표를 매년 고쳐 썼고, 그 그래프는 마치 실력의 증명처럼 읽혔다. 그러나 McKinsey와 Business of Fashion의 State of Fashion 2026은 그래프의 정체를 해부한다. 2023~2025년 럭셔리 성장의 약 80%는 물량이 아니라 가격 인상에서 나왔다. 물량은 사실상 제자리였고, 성장의 대부분은 가격이라는 단 하나의 레버에서 만들어졌다.
패턴은 새롭지도 않다. 2019~2023년에도 성장의 80% 이상이 가격에서 나왔고, 같은 기간 가방·지갑 등 아이코닉 제품의 가격은 최대 50~100% 뛰었다. 산업 전체의 연평균성장률은 5%에 불과했는데, 그 5%마저 실력이 아니라 가격표가 밀어 올린 숫자였다. 리포트는 이 가격 레버를 '무한정 의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숫자가 추상적이라면 가방 하나를 보면 된다. 샤넬 미디엄 클래식 플랩 백은 2019년 5,800달러에서 2024년 10,200달러로 약 75% 올랐다. 일부 리테일러·시점 기준으로는 10,800~11,850달러까지 올라 상승률이 최대 86~100%에 이른다. 5년 만에 사실상 두 배가 된 것이다.
이 가방이 두 배 더 좋아졌을까. 가죽이 두 배 튼튼해졌거나, 서비스가 두 배 정중해졌거나, 디자인이 두 배 혁신적이었을까. Bain & Company의 진단은 냉정하다. 2019년 이후 럭셔리는 혁신·서비스·품질·매력의 향상 없이 가격만 크게 올렸고, 이것이 고객과의 약속을 깬 것이라고 표현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었다.
청구서는 결국 돌아왔다. Bain에 따르면 럭셔리 시장은 2022~2024년 단 2년 만에 고객 약 5,000만 명을 잃었다. 고객 기반이 약 4억 명에서 3억5,000만 명으로 줄었고, 이는 Bain 리포트 23년 역사상 처음 있는 고객 기반 축소다.
시장 자체도 오그라들었다. 2024년 개인 럭셔리 시장은 약 3,630억 유로로 전년(3,690억 유로) 대비 2% 줄었다 — 팬데믹을 제외하면 15년 만의 첫 역성장이다. 성장한(흑자) 브랜드 비중은 1년 만에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반토막 났다.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떠난 것은 가격 인상에 가장 취약한 어스파이어러널(중저가 지향) 소비자였다. 가격표가 밀어낸 것은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더 근본적인 변화는 가치 창출의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점이다. 2024년 패션 산업 전체의 경제적 이익(EP) 하락은 럭셔리가 주도했고, 럭셔리 EP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반면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미드마켓(중가)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럭셔리를 제치고 패션 최대 가치창출자로 부상했다. 값올리기라는 단 하나의 레버로 성장을 빚어내던 시대가, 그 레버가 헐거워지자마자 저물기 시작한 것이다.
브랜드들의 대응도 정반대 방향으로 돌아섰다. 구찌는 데므나 체제에서 젊고 덜 부유한 이탈 고객을 되찾기 위해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엔트리 제품(Jackie 미니·스몰)에 힘을 싣는 동시에, 4개 챕터(Flora·Nodo·Everlasting G·Iconic Signatures)의 하이주얼리를 선보이며 창의성·장인정신으로의 회귀에 나섰다. 값을 낮춘 입구와 값을 정당화하는 정점을 동시에 세우는 양방향 전략이다.
업계 전반의 키워드도 바뀌었다. 이제는 '값올리기'가 아니라 신뢰 재건(recalibration)과 고객 유지(retention)다. 차세대 성장동력조차 카테고리 격상 쪽으로 이동한다 — 주얼리는 단위 판매량 기준 패션 최고 성장 카테고리로, 의류의 약 4배 속도(연 5.3~5.6%, 2028년까지)로 뛸 전망이다.
트렌드써클의 프레임은 분명하다. '무엇이 올랐나'가 아니라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나'. 답은 이것이다 — 가격표로 만든 성장은 끝났고, 이제 진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두 배 비싸진 가방이 두 배 좋아지지 않았다는 걸, 고객이 브랜드보다 먼저 알아챘기 때문이다.
가격은 레버지 실력이 아니다. 레버를 다 당긴 뒤에 남는 것이 진짜 브랜드다.
McKinsey/BoF State of Fashion 2026(2023~2025 성장의 약 80%=가격 인상), McKinsey State of Luxury 2025(2019~2023 성장의 '80% 이상'+아이코닉 +50~100%+CAGR 5%), Bain 2024(고객 4억→3.5억, -5,000만 명, 시장 €369B→€363B -2%, 흑자 브랜드 2/3→1/3, EP 2016년 이후 첫 마이너스), WWD/Madison Ave Couture(샤넬 클래식백 $5,800→$10,200 +75%, 일부 기준 최대 +100%), BoF(주얼리 판매량 의류의 약 4배·연 5.3~5.6%~2028), Whitewall/BoF(구찌 엔트리 접근가격+4개 챕터 하이주얼리)를 각각 웹검색으로 교차확인. 정정: ①2019~2023 수치는 원문 'more than 80%'라 '약 80%'가 아닌 '80% 이상'으로 표기 ②2024 시장 규모는 €364B가 아닌 €363B ③'연 2,000유로 이하 어스파이어러널이 시장의 60%'는 확인된 출처에 임계값 정의가 없어 삭제, '어스파이어러널이 가격 인상에 가장 취약'이라는 방향성만 유지 ④'임원 과반이 retention 최우선'이라는 구체 설문 수치는 직접 검증 못 해 '신뢰 재건(recalibration)으로 전환'이라는 방향성으로 표현. 추가 확인: 2019~2025 럭셔리 평균 가격 +61%, 2024 EP -36%(방향성 보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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