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5조3,000억 원, 전년 대비 약 2% 감소. 완만해 보이는 한 줄 안에서 상위 12개 브랜드 중 9곳이 뒤로 갔고, 앞으로 나간 셋은 전부 글로벌 브랜드였습니다.
시장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면 조용한 하락입니다. 2024년 기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5조3,000억 원, 전년 대비 약 2% 줄었습니다. 이 정도 낙폭이면 업계가 흔들릴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상위 12개 브랜드를 한 줄씩 펼쳐놓으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9곳이 역신장했고 3곳이 성장했으며, 그 3곳의 성장률은 각각 4.3%·32%·41%였습니다. 같은 산을 같은 해에 올랐는데 결과가 갈린 셈입니다. 무엇이 갈랐는지가 지금 아웃도어를 읽는 질문입니다.
상위 12개 브랜드 중 역신장한 곳은 아홉 곳입니다. 밀레가 12.5% 줄어 850억 원, 블랙야크가 11.7% 줄어 2,990억 원, K2가 8.8% 줄어 3,92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7.8%, 디스커버리는 7.5%, 코오롱스포츠는 5.8%, 컬럼비아는 5.0%, 아이더는 3.9%, 네파는 3.6% 감소했습니다.
성장한 곳은 세 곳뿐입니다. 노스페이스가 4.3% 늘어 1조1,090억 원, 스노우피크가 32% 늘어 2,350억 원, 아크테릭스가 41% 늘어 1,710억 원이었습니다. 전체 시장의 2% 감소는 이 두 방향이 상쇄된 뒤 남은 평균값입니다.
성장한 세 곳은 규모 순위로 1위·9위·10위입니다. 규모가 큰 쪽이 유리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1조1,090억 원의 노스페이스는 4.3% 성장에 그쳤고, 두 자릿수 성장은 2,350억 원의 스노우피크와 1,710억 원의 아크테릭스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쪽에서 나왔습니다.
세 곳을 묶는 기준은 하나뿐입니다. 전부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반대로 두 자릿수로 빠진 밀레와 블랙야크를 포함해 역신장한 아홉 곳의 다수가 국내 시장을 주 무대로 삼아온 브랜드입니다. 같은 해, 같은 시장, 같은 소비자 앞에서 국적이 성적표를 갈랐습니다.
로컬 브랜드의 자리는 정반대였습니다. K2는 3,920억 원으로 규모를 지켰지만 8.8% 줄었고, 네파는 3,230억 원에서 3.6%, 코오롱스포츠는 3,740억 원에서 5.8% 감소했습니다. 시장에서 사라진 브랜드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곳도 성장 쪽으로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이 구도를 붕괴로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2% 감소는 완만하고, 매출 규모 상위권도 대체로 유지됐습니다. 줄어든 것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중간 가격대의 두께입니다. 소비자가 아웃도어를 덜 사게 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쓸지를 먼저 정하고 사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숫자만 보면 아웃도어가 저무는 카테고리처럼 읽힙니다. 세계 시장을 겹쳐 보면 반대입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2024년 165억 달러에서 2035년 294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5.4%로 추정됩니다.
즉 카테고리가 늙은 것이 아닙니다. 같은 기간에 살로몬은 67%, 아크테릭스는 39%, 파타고니아는 11%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수요가 옮겨간 자리에 누가 서 있었느냐입니다.
41% 성장한 아크테릭스의 국내 기반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습니다. 넬슨스포츠가 2001년부터 유통을 맡아 매장 61개와 연 매출 약 1,600억 원의 판을 만들었고, 본사는 올 하반기 직진출합니다. 25년을 파트너가 키운 자리에 본사가 들어서는 순서입니다.
판매 방식도 달랐습니다. 모회사 아머스포츠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참여를 줄이고 정가 판매 중심으로 마진을 지켰습니다. 그 결과 2025년 글로벌 매출은 66억 달러, 약 9조4,000억 원으로 27% 늘었고 전문의류 부문은 4분기에 34% 성장했습니다. 할인을 미루는 선택이 브랜드의 급을 지켰고, 급이 가격을 지켰습니다.
국내 브랜드가 못 만들어서 밀린 것은 아닙니다. 기능은 이미 상향평준화됐습니다. 바뀐 것은 파는 이유이고, 그 이유가 옮겨간 자리에 먼저 선 브랜드가 컸을 뿐입니다.
이동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2026 S/S 트레일러닝 컬렉션을 입문자부터 전문 러너까지 폭을 넓혀 냈고, 4월 18~19일 강원 횡성에서 '코오롱 트레일 런 2026'을 처음 주최했습니다. 협찬사에서 주최자로 자리를 바꾼 셈입니다. 같은 달 블랙야크는 트레일런 제주를 열고 엘리트 트레일러너를 앰버서더로 세웠습니다. 지금 옮기는 자리가 다음 숫자를 만듭니다.
'토종'이라는 표현을 덱에서 전부 뺐습니다 — 국내 브랜드를 낮춰 부르는 말이고, 이 덱의 결론과도 어긋납니다. '로컬 아웃도어 브랜드'로 통일했습니다. 브랜드별 성장률은 각 사 감사보고서 기준 보도(한국경제·국제섬유신문·패션비즈·TENANT news) 교차확인이며 2024년 실적입니다. 아크테릭스 한국 매장 61개·매출 약 1,600억·하반기 직진출은 어패럴뉴스 보도, 아머스포츠 2025 글로벌 66억 달러(+27%)와 정가 판매 중심 전략은 나우뉴스·아주경제 보도로 확인했습니다. '한국이 아크테릭스의 네 번째 시장'이라는 서술은 1차 확인이 되지 않아 뺐습니다. 코오롱·블랙야크의 트레일러닝 행보는 뉴시스 보도 기준이며, 두 브랜드의 트레일러닝 부문 매출은 공개되지 않아 금액을 쓰지 않았습니다. '한국 아웃도어 붕괴' 프레임은 글로벌 성장 전망과 국내 3사 성장으로 반박해 '양극화'로 교정했고, 프리미엄 고성장에 기저효과가 섞여 있다는 점을 에디터노트에 명시했습니다. 로고는 각 브랜드가 공식 사이트 헤더에 게시한 워드마크이며, 여섯 개를 같은 크기·같은 잉크로 정규화해 어느 쪽도 커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2026-08-01 교정] 차트에 로고를 붙이려고 '상위 12개'가 누구인지 원 기사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장 3곳을 잘못 쓴 것을 발견해 바로잡았습니다. 패션비즈 2024 마켓나우·TENANT news 기준 성장한 3곳은 노스페이스(1조1,090억·+4.3%)·스노우피크어패럴(2,350억·+32%)·아크테릭스(1,710억·+41%)이며, 기존에 성장 3곳에 넣었던 살로몬(+67%)은 이 12개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덱에서 뺐습니다. 아크테릭스 +39%→+41%, 스노우피크 +30%→+32%, 밀레 -12%→-12.5%, 노스페이스 1조991억·+4.4%→1조1,090억·+4.3%로 수치도 원자료에 맞췄습니다. 역신장 9곳은 디스커버리 -7.5%, 내셔널지오그래픽 -7.8%, K2 -8.8%, 코오롱스포츠 -5.8%, 네파 -3.6%, 블랙야크 -11.7%, 아이더 -3.9%, 컬럼비아 -5.0%, 밀레 -12.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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