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9% · 러닝 인구 1,000만 — 옷장이 갈렸다
패션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리가 바뀐 복종은 골프웨어와 러닝입니다. 2025년 골프웨어 시장은 9% 뒷걸음쳤고, 같은 기간 러닝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숫자를 자세히 보면 '골프가 러닝에 졌다'는 요약은 절반만 맞습니다. 골프웨어 시장은 여전히 3조 원대를 지키고 있고, 실제로 사라진 것은 패션 대기업들이 골프 붐에 얹어 만들었던 라인들이었습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3조1,400억 원 규모로 집계됩니다. 2025년 이 시장은 9% 급락했고, 그동안 방어선 역할을 하던 프리미엄 라인마저 백화점 매출에서 함께 꺾였습니다.
업계는 원인을 코로나 특수의 소멸로 봅니다.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골프 인구 효과가 사라졌고, 고가 골프웨어에 대한 소비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진단입니다.
시장에서 빠져나간 이름들을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메종키츠네 골프와 LF의 랜덤골프클럽은 론칭 1년 만에 철수했고, 캘러웨이골프가 전개하던 트래비스매튜도 백화점 퇴점 수순을 밟았습니다.
골프 전문 브랜드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패션 기업이 골프 붐에 올라타 만든 라인들이 먼저 정리됐습니다. 붐에 얹은 사업은 붐이 빠질 때 가장 먼저 걷힙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국내 러닝 인구는 2025년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깅·달리기 경험률은 2021년 23%에서 2023년 32%로 올랐고, 2025년 한 해 '러닝'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270% 늘었습니다.
취미 인구의 증가는 곧바로 장비 소비로 이어집니다. 국내 운동화 시장은 2021년 2조7,761억 원에서 2023년 3조4,150억 원으로 커졌고, 그중 러닝화가 1조 원 규모를 형성했습니다.
러닝은 한 종목에 머물지 않고 인접 시장을 계속 열고 있습니다. 도심을 벗어난 러너들이 트레일러닝과 등산 시장을 키웠고, 해외 마라톤 참가를 묶은 여행 상품은 사이판·다낭·일본 대회를 중심으로 '1분 완판' 사례가 나왔습니다.
골프가 필드라는 한정된 공간과 비용에 묶여 있는 것과 달리, 러닝은 도로·산·해외로 무대를 넓히며 소비 접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러닝 열풍은 국내 아웃도어 지형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고어웨어와 새티스파이 같은 러닝 특화 브랜드가 국내에 가세했고,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은 한국 시장에 재런칭했습니다.
기존 강자들도 라인업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노스페이스는 브랜드 60주년 캡슐 컬렉션을 내놨고, 패션업계 전반이 경량·애슬레저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복종의 이동은 백화점 매장 구성에서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러닝 열풍에 맞춰 백화점 업계는 스포츠웨어 매장을 늘리고 있고, 면세점도 러닝·고프코어 관련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매장 면적은 유한합니다. 한쪽이 늘어난다는 것은 다른 쪽이 줄어든다는 뜻이고, 그 자리를 내준 것이 골프웨어입니다.
숫자를 끝까지 보면 골프웨어는 여전히 3조 원대 시장입니다. 9% 감소는 뼈아프지만 시장이 사라지는 수준은 아니며, 업계는 2026년을 반등보다 '조정 국면의 연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교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3조4,150억 원은 러닝화만이 아니라 운동화 전체 시장이고 2023년 기준입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을 수는 있어도, 같은 자를 댄 수치는 아닙니다.
이번 이동에서 읽을 신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붐에 편승해 만든 라인은 조정기에 가장 먼저 정리됩니다. 철수한 이름들이 골프 전문 브랜드가 아니라 패션 기업의 골프 라인이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둘째, 고객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옷장이 바뀌었습니다. 셋째, 실적 발표보다 백화점 매장 구성이 먼저 움직입니다. 층이 바뀌면 다음 분기 숫자는 이미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① 골프웨어 3조1,400억·2025년 −9%는 패션비즈 마켓 자료 기준. ② 철수 사례(메종키츠네 골프·랜덤골프클럽·트래비스매튜)는 보도 기준이며 각 사 공식 발표와 시점이 다를 수 있음. ③ 러닝 인구 1,000만은 한국갤럽 조사 기반 '추정치'이며 집계 기준(경험률)에서 파생된 수치임. ④ 운동화 3조4,150억은 2023년 기준 운동화 전체 시장으로, 골프웨어 시장과 조사기관·연도가 달라 직접 비교가 아님을 카드07에 명시. ⑤ 특정 상장사 실적 비교는 카테고리 이슈로 한정하고 개별 기업 신뢰성 평가는 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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