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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명품은 588% 뛰었다 — 그런데 판을 깐 회사는 아무도 못 벌었다
리세일 · 2026.07.31

중고 명품은 588% 뛰었다 — 그런데 판을 깐 회사는 아무도 못 벌었다

신상품이 멈춘 자리를 중고가 채웠다는 건 사실이다. 다만 발표된 배수를 겹쳐보면 건당 단가는 내려갔고, 2025년 국내 리커머스 4대 플레이어 중 영업 흑자를 낸 곳은 당근 하나뿐이다.

트렌드써클 서울2026.06.27출처 18곳

2025년 8월의 어느 13일. 크림이 1년 전 문을 연 중고 명품 서비스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8% 뛰었습니다. 같은 시기 명품 1번지의 곡선은 반대로 꺾였습니다 — LVMH의 2026년 1분기 패션·가죽 부문 매출은 101.1억 유로에서 92.5억 유로로 보고기준 -9%였습니다. 두 곡선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리커머스가 메인이 됐다'는 문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을 뒷받침한다는 숫자들을 하나씩 열어보면, 회사가 말하지 않은 그림자가 두 개 나옵니다.

1차가 멈추면, 돈은 2차로 흐른다

2026년 상반기 패션 산업에서 가장 선명한 신호는 '신상품의 둔화'와 '중고의 가속'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LVMH의 2026년 1분기 패션·가죽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101.1억 유로에서 92.5억 유로로 보고기준 -9% 줄었습니다(환율 효과를 뺀 오가닉 기준 -2%, 중동 분쟁 영향).

같은 시간 2차 시장은 반대편으로 내달렸습니다. 크림이 2024년 8월 론칭한 중고 명품 서비스는 2025년 8월 1~13일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8% 급증했습니다. 개편 후 6개월(2025.8~2026.1) 누적으로는 빈티지 거래 건수 +203%, 거래액 +93%, 롤렉스 등 프리미엄 시계 거래량 +363%였습니다. 크림은 이 서비스를 '부티크'에서 '빈티지'로 리브랜딩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전부 크림 자사 발표이며, 절대 거래액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특히 588%의 기준 기간은 13일입니다. 배수는 있는데 모수가 없습니다.

신상품이 멈춘 자리, 중고가 폭증했다
신상품이 멈춘 자리, 중고가 폭증했다
1차 시장이 멈추면 돈은 2차로 흐른다
1차 시장이 멈추면 돈은 2차로 흐른다
크림 중고 명품 거래액+588%2025.8.1~13 · 자사 발표
빈티지 거래 건수+203%개편 후 6개월 누적
프리미엄 시계 거래량+363%롤렉스 등 · 6개월 누적

'2.8조'는 실적이 아니라 4년 전 예언이다

리커머스 기사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국내 리셀 시장은 2021년 7천억 원에서 2025년 약 2조 8천억 원으로 커졌다.' 이 수치의 원 출처는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리서치의 전망치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4년 10월 LS증권으로 사명을 바꿨으므로, 이 리포트는 최소 2년 전 — 정황상 리셀 붐 정점에 작성된 것입니다.

즉 2.8조는 2025년에 측정된 실적이 아니라 수년 전에 그려진 성장 곡선입니다. 통계청·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 어디에도 리셀 시장 규모를 집계하는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공공기관 자료로 확인되는 건 규모가 아니라 실태입니다 —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리셀 플랫폼 이용자의 20.5%가 불만·피해를 경험했고, 사유 1위는 불성실 검수·검수 불량(46.3%)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측은 무엇인가. 감사보고서로 확인되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크림의 별도 매출은 2021년 33억 원에서 2022년 460억, 2023년 1,222억, 2024년 1,776억, 2025년 2,025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4년 만에 61배입니다. 판이 커진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 판의 크기를 '2.8조'라고 말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MIX'가 바뀌었다 — 운동화에서 명품으로
'MIX'가 바뀌었다 — 운동화에서 명품으로

MIX가 바뀌었다 — 그리고 63%의 속은 비공개다

덩치보다 중요한 건 안을 채우는 품목의 변화입니다. 2024년 크림 전체 거래액의 약 50%를 차지하던 스니커즈 비중은 2025년 37%로 내려갔고, 의류·럭셔리·라이프·테크 등 비(非)스니커즈가 63%까지 올라왔습니다. '운동화 리셀 = 리커머스'라는 등식이 깨진 것입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크림이 공개한 것은 '37% 대 63%'라는 2분할과 '테크(스마트폰 중심)가 스니커즈 다음으로 크다'는 서열까지입니다. 63%를 의류·럭셔리·라이프·테크로 나눈 세부 비중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공개된 세부 수치는 시계 거래액 +11%, 주얼리 +14% 두 개뿐입니다.

소비자도 이동했습니다. 크림 빈티지 이용자의 다수는 2030세대였고, 거래 상위권은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이 차지했습니다. 프라다·발렌시아가의 빈티지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6배·15배로 뛰었습니다. 공개된 유일한 절대 금액은 에르메스 '버킨 25'의 3,900만 원 최고가 사례입니다.

2030이 사고, 샤넬을 가장 많이 거래했다
2030이 사고, 샤넬을 가장 많이 거래했다

회사가 말하지 않은 첫 번째 — 건당 단가는 내려갔다

크림은 같은 보도자료에서 두 숫자를 나란히 썼습니다. 거래 건수 +203%, 거래액 +93%. 이 둘을 겹치면 회사가 언급하지 않은 세 번째 숫자가 나옵니다.

건수가 3.03배가 되는 동안 거래액은 1.93배가 됐습니다. 1.93을 3.03으로 나누면 0.637 — 한 건당 평균 단가가 약 36% 하락했다는 뜻입니다. 명품 중고 시장이 커진 방식은 '비싼 것을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싼 것을 훨씬 더 많이'였습니다.

시장 전체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에르메스 버킨·켈리의 리셀 프리미엄은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이 계산값은 트렌드써클이 크림 발표치 두 개에서 도출한 파생치이며, 크림이 확인해준 수치는 아닙니다.

'리셀'은 지고 중고가 떴다
'리셀'은 지고 중고가 떴다

회사가 말하지 않은 두 번째 — 아무도 못 벌었다

'리셀이 지고 중고가 떴다'는 서사에는 확실한 사건이 붙어 있습니다. 2026년 4월,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한국 법인이 판매자에게 검수센터 보관 상품을 4월 29일까지 전량 반송하겠다고 공지하며 5년 만에 사실상 철수했습니다. 2021년 4월 38억 달러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했던 회사입니다.

그 자리를 채운 건 재테크가 아니라 생활이었습니다. 2026년 1분기 월평균 사용자는 당근 2,319만, 번개장터 520만, 크림 220만, 중고나라 209만 명입니다. 다만 크림의 1인당 월 실행 횟수는 26.1회로, 당근(172.2회)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리셀은 일상이 아니라 이벤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불편한 숫자가 나옵니다. 2025년 국내 리커머스 4대 플레이어 중 영업 흑자를 낸 곳은 당근 하나입니다. 당근은 연결 매출 2,707억 원에 영업이익 146억 원을 냈습니다. 크림은 별도 매출 2,025억 원에 영업손실 81억 원으로 5년 연속 적자, 번개장터는 매출이 581억 원으로 29.6% 늘고도 영업손실이 199억 원으로 오히려 커졌습니다. 중고나라는 4년 연속 적자 끝에 2026년 하반기 매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번개장터의 구조가 상징적입니다. 결제수수료 매출이 370억 원으로 63% 늘었지만 PG사에 나가는 지급수수료가 280억 원입니다. 거래를 늘릴수록 나가는 돈도 같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유일한 흑자 기업 당근이 돈을 번 곳은 중고 거래 수수료가 아니라 광고였습니다.

브랜드가 던질 질문: 5년 뒤 리셀가는?
브랜드가 던질 질문: 5년 뒤 리셀가는?
당근 2025 영업이익+146억연결 매출 2,707억 (+43%)
크림 2025 영업손실-81억별도 매출 2,025억 · 5년 연속 적자
번개장터 2025 영업손실-199억매출 +29.6%에도 손실 확대

그래도 브랜드에게는 기회다

플랫폼이 돈을 못 번다고 소비자의 이동이 되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신상은 못 사도 검수된 빈티지는 산다는 소비, 리셀가를 먼저 보고 1차 구매를 정하는 소비는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리커머스가 메인이 되면 브랜드의 1차 판매가가 아니라 '2차 잔존가치(리셀가)'가 제품 설계와 가격 전략의 변수로 들어옵니다. 한정성·정품 인증·소재 내구성이 미래 리셀가를 결정하고, 그 리셀가가 다시 1차 구매의 명분이 됩니다. 실행의 좌표는 셋입니다 — 잔존가치를 내장한 제품 설계, 보증서·시리얼 추적 인프라, 브랜드 직영 공식 중고 라인.

역설적이지만 중개 사업의 적자는 브랜드에게 공백을 남깁니다. 수수료 몇 퍼센트로 못 버는 구간을, 제품의 잔존가치를 직접 설계한 브랜드는 가져갈 수 있습니다. 뜬 것은 시장이고 아직 뜨지 못한 것은 수익입니다. 그 수익을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가 다음 전장입니다.

두 번째 거래는 커졌고, 아직 아무도 못 벌었다
두 번째 거래는 커졌고, 아직 아무도 못 벌었다
브랜드에게 던져진 질문은 이제 하나다 — 당신의 제품은 5년 뒤 얼마에 다시 팔리는가?
🔎 팩트체크 노트 — 이 리포트는 이렇게 검증했어요

⚠️ 교정①(가장 큰 오류) — '국내 리셀 시장 2025년 2.8조'의 출처를 'MARQ Vision 추정'으로 적었으나, MARQ Vision 블로그는 2차 인용이고 원 출처는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2024.10 사명 변경) 리서치의 **전망치**다(세계일보 2026.02.01 인용, 오린아 연구원). 즉 실측이 아니라 리셀 붐 정점에 그린 4년 전 예측 곡선이다. 통계청·공정위·산업부 어디에도 리셀 시장 규모 공식 통계는 없음을 확인했다. → 카드03을 '2.8조는 실적이 아니라 예언'으로 재구성하고, 실측 가능한 크림 별도 매출(감사보고서)로 곡선을 교체했다. ⚠️ 교정② — 카드04 도넛의 '의류·라이프 33% / 럭셔리·시계 20% / 테크 10%' 분해는 크림이 공개한 적 없는 임의 배분이었다(기존 덱도 '예시 분해'라 자인). 실제로 공개된 건 '스니커즈 37% vs 비스니커즈 63%'와 '테크가 스니커즈 다음' 서열뿐 → 2분할 도넛으로 교체. ⚠️ 교정③ — 스탁엑스코리아 '기업가치 피크 대비 -70%'는 서울경제 단독 보도의 단일 출처이고 독립 검증에 실패했다(피크 $3.8B은 StockX 2021.04 공식 보도자료로 확인). 본문 카드에서는 배수 표현을 빼고 '2026년 4월 검수센터 반송·5년 만 철수'라는 확인된 사실만 남겼다. PR 수치 라벨 — 크림의 +588%/+203%/+93%/+363%는 모두 크림 자사 발표이며 절대 거래액은 일절 비공개다. 특히 +588%는 2025.8.1~13, 단 13일간 수치다. 카드01 callout에 '배수만 있고 모수는 없다'로 명시. 파생치 — 카드06의 '건당 단가 약 -36%'는 크림 발표치 두 개(건수 +203%, 거래액 +93%)에서 트렌드써클이 계산한 값이다(1.93÷3.03=0.637). 카드 callout과 sources에 파생임을 명시. 검증 통과(그대로 사용) — 크림 별도 매출 33억(2021)/460/1,222/1,776/2,025억(2025)·영업손실 81억(감사보고서), 크림 합산 매출 3,975억(CEO스코어데일리·벤처스퀘어·서울경제. 단 더팩트 등 일부는 3,795억으로 보도 — 별도 2,025+소다 1,904=3,929억이라 3,975 쪽이 합에 근접), 일본 소다 1,904억(+57%), MAU 2026 1Q 당근 2,319만/번개장터 520만/크림 220만/중고나라 209만 및 월 실행횟수 172.2/142.0/26.1/22.9회(와이즈앱·리테일), 당근 2025 연결 매출 2,707억·영업이익 146억·순이익 230억, 번개장터 2025 매출 581억(+29.6%)·영업손실 199억·순손실 243억, 중고나라 2024 매출 118억·영업손실 21억, LVMH 2026 1Q 패션·가죽 101.1억€→92.5억€ 보고기준 -9%(오가닉 -2%). 미사용(근거 부족) — ①ThredUp 글로벌 중고 시장 USD 수치는 2026-07-19 기준 원/달러 환율을 신뢰 가능한 1차 소스로 확정하지 못해 한화 병기가 불가능하여 제외. ②'친환경 명분 vs 가격 동기' 앵글은 한국 중고거래 동기를 분해한 신뢰 설문을 못 찾아 기각. ③크림 순이익 +1,355억(RCPS 파생부채 평가이익에 따른 회계상 흑자·완전자본잠식 -1,765억)은 사실 확인됐으나 카드 밀도상 본문에서 제외하고 여기에만 기록.

이 리포트의 출처 (18)

  1. 세계일보 — ‘한정판’ 리셀 시장 2조8000억 전망 —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망치 인용 2026.02
  2. 플래텀 — 크림 중고 명품 거래액, 전년 대비 588% 증가...서비스명 '빈티지'로 변경 2025.08
  3. NAVER Corp. — 크림, 빈티지 개편 6개월 성과 공개… 반년 만에 거래량 203% 뛰었다 2026.02
  4. NAVER Corp. — 크림, 2026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 발표 "'포켓몬'·'원피스' 최상위…올해는 IP의 해" 2026.07
  5. CEO스코어데일리 — 크림, 지난해 매출 3975억원 '역대 최대'…"테크·럭셔리 카테고리 고성장" 2026.04
  6. 벤처스퀘어 — 크림, 매출 4,000억 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카테고리 다변화·일본 소다 급성장 견인 2026.04
  7. 더스쿠프 — 몸집만 커졌지 내실은… 리셀 플랫폼 크림 'IPO 딜레마' (별도 매출 33억→2,025억 시계열) 2025.03
  8. 뉴스토마토(IB토마토) — [IB토마토] 크림, 순익 1355억에도 유동성 위기…회계상 흑자의 착시 2026.05
  9. 머니투데이 — 네이버 '크림' 판매 수수료, 3월부터 오른다…3.5~4%→5.5~6% 2026.02
  10. 서울경제 — [단독] 스탁엑스코리아 韓 철수…고물가에 '리셀' 죽고 '중고' 뜬다 2026.05
  11. StockX — StockX Valuation Surges to $3.8 Billion with $255 Million Financing 2021.04
  12. 플래텀 — 중고·리셀 앱 실행 횟수·사용자 수 모두 당근 1위…번개장터 2위 2026.04
  13. 한국섬유신문 — 중고·리셀 앱 1위는 당근…패션 전문 플랫폼 꾸준한 성장세 (스니커즈 50%→37%) 2026.04
  14. 당근 — 당근, 2025년 연간 실적 발표 (연결 매출 2,707억·영업이익 146억) 2026.03
  15. 자본시장뉴스 — 번개장터, PG사 수수료 유출 75.7%·영업손실 199억…'팔수록 적자' 구조 2026.04
  16. ZDNet Korea — 새 주인 찾는 중고플랫폼 1세대...매력 떨어졌나 (번개장터·중고나라 매각) 2026.02
  17. 한국소비자원 — 재판매(리셀) 플랫폼 이용 실태조사 — 불만·피해 20.5%, 검수 불량 46.3% 2023.06
  18. LVMH — LVMH first quarter 2026 revenue 2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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