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이 자사 실거래 데이터로 낸 2026 상반기 리포트. 1위는 포켓몬 카드(35배)와 게이밍 마우스(120배)였다. 그런데 같은 리포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건 여전히 나이키였다.
크림이 2026년 7월 9일 내놓은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의 헤드라인 자리에는 옷도, 신발도 없었습니다. 포켓몬 30주년이 불붙인 트레이딩 카드(TCG) 거래액이 직전 반기 대비 35배로 뛰었고, 한정판 게이밍 마우스를 앞세운 로지텍은 120배 이상(12,036%)으로 브랜드 성장률 1위에 올랐습니다. 스니커즈로 시작한 리셀 플랫폼이 한정판이 되는 모든 것을 파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숫자를 읽는 데는 전제가 둘 붙습니다. 첫째, 이 배수들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크림이라는 한 플랫폼 위에서 직전 반기와 견준 상대 성장률입니다. 둘째, 같은 리포트 안에서 실제 거래량 1위 자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크림은 자사 실거래 체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6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를 공개했습니다. 설문이 아니라 실제로 사고팔린 거래 기록이라는 점이 이 리포트의 무게입니다. 그 최상단에는 스니커즈도, 명품 의류도 아닌 포켓몬 카드와 게이밍 마우스가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세 숫자는 포켓몬 TCG 35배, 한정판 게이밍 마우스 로지텍 120배 이상(12,036%), 그리고 원피스 TCG 프리미엄 카드 쿠마모토현 스페셜의 발매가 대비 최고 거래가 16배 이상입니다. 수집 열풍은 행동 데이터로도 찍혔습니다 — 상반기 관심 상품 저장은 1,576만 건(하루 평균 약 10만 건), 5월까지 누적 드로우 응모는 249만 건에 육박했습니다.
방아쇠는 포켓몬 30주년이었습니다. 포켓몬 관련 카테고리 거래액이 직전 반기 대비 최대 7배로 늘었고, 그 안에서도 트레이딩 카드(TCG)는 35배로 뛰었습니다. '포켓몬 센터 마스코트 시작의 피카츄 키링'과 '포켓몬 TCG 퍼스트 파트너 일러스트레이션 컬렉션 박스 영문판'은 상반기 전체 '발매가 대비 프리미엄 상승률 TOP 5'에 나란히 올랐습니다.
테크 카테고리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로지텍에 이어 플레이스테이션이 약 3.4배, 삼성이 약 2.7배로 성장했습니다. 크림은 이를 두고 스니커즈로 검증된 한정판 큐레이션이 메가 IP·고관여 테크와 결합했을 때의 확장성이라고 자평했습니다. 회사 측 해석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여기서 리포트를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배수 랭킹은 IP·테크가 쓸어갔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린 자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신규 가입자가 크림에서 처음 산 상품 1위는 나이키 에어포스 1이었고, 올해 발매 상품 중 전체 거래량 1위는 나이키 마인드 001 블랙 크롬이었습니다.
K패션도 같은 구조입니다. 성장률 1위는 아모우(11배 이상)였지만 거래액 최상위를 지킨 건 언더마이카였습니다. 성장률 순위와 거래액 순위는 서로 다른 리스트입니다 — 그리고 크림은 배수는 발표하면서 기저(직전 반기 거래액)도, 연간 절대 거래액(GMV)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문장의 반증은 크림 자신의 보도자료 안에 있다 — 가장 많이 팔린 건 여전히 나이키였다.
35배·120배 같은 숫자는 강렬하지만, 모두 크림이라는 한 플랫폼 위에서 직전 반기 대비로 계산된 상대 성장률입니다. 직전 반기의 거래량이 작았다면 배수는 그만큼 크게 나옵니다. 로지텍의 12,036%는 뒤집으면 '직전 반기에는 거의 거래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장의 실제 크기는 다른 눈금으로 봐야 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추산으로 국내 리셀 시장은 2021년 7,000억 원에서 2022년 1조 원을 돌파했고, 2025년 2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추산치라는 점까지 포함해, 배수의 드라마와 시장의 실측은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35배·120배는 시장이 아니라 한 플랫폼의 직전 반기 대비 상대값이다.
무게중심 이동의 더 단단한 증거는 리포트가 아니라 실적 발표에 있습니다. 크림 전체 거래액에서 스니커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약 50%에서 2025년 약 37%로 내려왔고, 의류·럭셔리·라이프·테크를 합한 비스니커즈 카테고리가 63%까지 확대됐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테크가 스니커즈 다음으로 빠르게 컸습니다.
다만 37%는 여전히 단일 최대 카테고리입니다. 왕좌가 비었다기보다 식탁이 넓어졌다에 가깝습니다.
리포트의 배수와 회사의 손익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크림의 2025년 합산 매출은 3,975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그러나 크림 별도 기준 본업은 매출 2,025억 원(+14%)에 영업손실 81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입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 별도 영업손실은 2022년 861억 원에서 2023년 408억, 2024년 89억, 2025년 81억으로 3년 만에 10분의 1 아래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역대 최대'의 구성을 봐야 합니다. 합산 3,975억 원 중 일본 자회사 소다(SODA)가 1,904억 원(+57%)입니다. 소다의 온라인 거래액은 218%, 오프라인은 194% 늘었고, 이미 일본 내 프리미엄 TCG 거래 시장 1위입니다. 국내에서 새로 발견한 IP 트렌드라기보다, 그룹이 이미 갖고 있던 시장이 커진 쪽에 가깝습니다.
크림의 수익화 전략은 가격과 지위, 두 방향입니다. 무료였던 판매 수수료를 유료로 돌린 데 이어 2026년 3월 2일부터 일반 상품 판매 수수료를 기존 3.5~4%에서 5.5~6%로 올렸습니다. 정산 금액이 적은 레벨1이 6%, 6,000만 원 이상인 레벨5가 5.5%로 충성 판매자에게 유리한 구조입니다. 기본 수수료는 5,0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렸습니다. 2024년 6월 이후 1년 9개월 만의 인상입니다.
경쟁 구도도 정리됐습니다. 경쟁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 SLDT는 3년 누적 순손실 873억 원을 쌓은 끝에 2025년 3월 31일 무신사에 흡수합병됐습니다. 업계에서는 리셀 플랫폼 점유율을 크림 80%, 솔드아웃 10% 수준으로 추정합니다. 가격 결정권과 시장 지위를 동시에 쥐어가는 국면입니다.
리셀 플랫폼의 존재 이유는 결국 검수입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크림은 반복적으로 시험대에 오릅니다. 2025년 4월 28일에는 톰브라운 카디건이 크림에서는 가품, 크림이 합작한 명품 거래 앱 시크에서는 정품으로 엇갈리게 판정되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판매자에게는 판매가의 10~15% 페널티와 아이디 정지가 따랐습니다.
크림은 오검수율이 전체 검수 건 대비 0.0001% 미만으로 관리된다고 밝히고, 가품이 확정되면 환불액 포함 300%를 보상한다는 정책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둘 다 회사 측 주장과 정책이지 제3자 검증치는 아닙니다. IP·테크로 카테고리를 넓힐수록 검수해야 할 대상의 종류도 넓어집니다 — 카드의 등급, 디바이스의 진품 여부까지 보증해야 하는 셈입니다.
확장의 속도가 검수 신뢰의 깊이를 앞지르는 순간, 화려한 배수는 리스크로 되돌아온다.
크림의 상반기 리포트가 남긴 그림은 분명합니다. 리셀 플랫폼의 다음 장사는 옷이 아니라 한정판이 되는 모든 것입니다. 스니커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테크로 — 한정판 큐레이션이라는 능력이 카테고리를 갈아타고 있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문장은 아직 절반만 증명됐습니다. 비중은 실제로 바뀌었지만(스니커즈 50%→37%), 거래량 1위는 그대로였고, 배수의 기저와 연간 절대 거래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볼 것은 셋입니다. 첫째, 별도 기준 흑자 전환의 시점. 둘째, 수수료 인상이 판매자 이탈 없이 수익으로 안착하는지. 셋째, 넓어진 카테고리만큼 검수 신뢰를 지켜내는지입니다.
⚠️ 교정 1 — 솔드아웃 합병: 종전 원고는 '무신사 흡수합병 추진'으로 진행형이었으나, 실제로는 2025년 3월 31일 합병 절차가 마무리됐다(이코노믹데일리). '추진 중'을 '완료(2025.3.31)'로 바로잡았다. ⚠️ 교정 2 — 별도 매출 시계열 오해 소지: 종전 06번 카드는 별도 매출 33억→2,025억 곡선만 보여 '우상향'으로 읽혔으나, 정작 본문 주장(적자 지속)과 연결되지 않았다. 검증 가능한 별도 영업손익 시계열(2021 -595억 · 2022 -861억 · 2023 -408억 · 2024 -89억 · 2025 -81억)로 교체했다. 2024 -89억 → 2025 -81억은 회사가 밝힌 '적자 폭 약 9% 개선'과 정확히 일치해 교차검증된다. ⚠️ 교정 3 — 합산 매출 표기: 일부 매체 헤드라인이 '3,795억'으로 나갔으나 서울경제·CEO스코어데일리·벤처스퀘어·더퍼블릭 등 다수가 3,975억으로 보도했고 별도 2,025억 + 일본 소다 1,904억이라는 구성과도 정합해 3,975억을 채택했다. [모수 경계] 포켓몬 관련 7배·포켓몬 TCG 35배·원피스 카드 16배·로지텍 120배 이상(12,036%)·플레이스테이션 3.4배·삼성 2.7배·아모우 11배는 모두 크림이 2026년 7월 9일 공개한 자사 실거래 데이터의 '직전 반기 대비 상대 성장률'이다. 크림은 기저(직전 반기 거래액)도, 연간 절대 거래액(GMV)도 공개하지 않는다 — 시장 전체로 일반화하지 않았고, 카드마다 '자사·상대값·기저 미공개'를 명시했다. [절대량 균형] 배수 대신 절대·구성 지표를 함께 실었다 — 스니커즈 거래 비중 2024년 약 50% → 2025년 약 37%(비스니커즈 63%), 관심상품 저장 1,576만 건(일평균 약 10만), 5월까지 드로우 응모 249만 건, 별도 매출 2,025억(+14%), 일본 소다 1,904억(+57%). [반전의 근거] '거래량 1위는 여전히 나이키'는 크림 자신의 보도자료 문장이다 — 신규 가입자 첫 구매 1위 에어포스 1, 올해 발매 상품 거래량 1위 나이키 마인드 001 블랙 크롬, K패션 거래액 최상위 언더마이카(성장률 1위 아모우와 다른 브랜드). [제품 이미지 주의] 크림은 '한정판 게이밍 마우스'라고만 밝히고 모델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03번 히어로는 로지텍이 2026년 2월 10일 공식 발표한 PRO X2 SUPERSTRIKE의 공식 키비주얼이며, 캡션에 모델명을 그대로 적어 '크림에서 거래된 바로 그 모델'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시장 규모] 2021년 7,000억 → 2022년 1조 돌파 → 2025년 2조8,000억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추산·전망치로, 실측이 아니라 증권사 추정임을 카드와 출처에 병기했다. [검수 수치] 오검수율 0.0001% 미만과 가품 확정 시 300% 보상은 모두 크림 측 주장·정책이며 제3자 검증치가 아니다 — KPI 라벨에 '회사 주장'으로 표시했다. 톰브라운 건은 2025년 4월 28일 발생, 이튿날 보도됐다(뉴스워커). [총괄] 05번 '2025 전망 2조8,000억'은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의 전망치이지 실측이 아니다. 통계청·공정위에 리셀 시장 공식 통계가 없음을 확인했다. 같은 주 발행되는 리커머스 덱과 표기를 일치시켰다.
이메일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3편을 더 열어드려요.
주 1회, 그 주의 리포트 요약도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언제든 한 번의 클릭으로 해지할 수 있어요. 발송·구독자 관리는 스티비에 위탁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바로 이어보셔도 됩니다. @trendcircle_seoul 팔로우 →
여기까지 오셨다면, 이제 전체를 여는 쪽이 낫습니다.
월 4,900원커피 한 잔 값으로 아카이브 전체를 언제든지.
멤버십은 준비 중이에요. 지금은 뉴스레터로 새 리포트를 계속 받아보실 수 있어요.